요즘 복고문화를 새롭게 개발한 ‘뉴트로’가 문화 대세입니다.
추억을 간직한 부모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다시 롤러장을 찾고 있는데요,
부실한 안전장비 때문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진이간다, 시작합니다.
[리포트]
[김진]
저는 지금 실내 롤러장에 나와 있습니다. 20여 년 만에 오랜만에 롤러를 타는 거라 상당히 재미있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넘어질까 봐 조금 긴장도 되긴 합니다.
요즘 복고 열풍이 일면서 실내 롤러스케이트장도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안전사고도 자주 일어난다고 하는데요. 실내롤러스케이트장 안전 관리,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흥겹게 즐기는 실내 롤러스케이트
[문승원 / 서울 송파구]
유튜브에서 봤는데 멋있어 보여서 타고 싶었어요
[최종민 / 경기도 용인시]
이색데이트로 해보고 싶어서 오게 됐어요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찾는 어린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헬멧같은 보호 장비 없이 맨 몸으로 달리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피디]
안전장비 왜 안 했어요?
[실내 롤러장 방문 어린이]
몰라요
속도가 빠르다보니 안전사고 위험도 높습니다.
뒤로 타다가 옆 사람과 부딪혀 넘어지기도 하고,
잠시 방심하는 순간, 곧바로 사고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실내 롤러장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131건.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지난 8월, 여덟 살 민규는 가족들과 롤러장에 갔다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트랙에 혼자 서있던 민규. 중심을 잃고 그대로 뒤로 넘어졌습니다.
넘어지며 땅을 짚은 오른쪽 손목이 골절돼 전치 5주 진단을 받았고, 핀을 박는 수술까지 해야했습니다.
[박민규(가명) / 실내 롤러장 사고로 전치 5주 부상]
이렇게 넘어졌어요. 아아.
[권희진 / 사고 아동 어머니]
아직 여기가 많이 부어있는 상태예요. 지금 붓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고.
사고 당시 민규는 보호대를 잘못 착용하고 있었는데요. 이 또한 부상을 키운 원인이 되었습니다.
[권희진 / 사고 아동 어머니]
손목 보호대를 거꾸로 착용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불편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직원들한테 '이거 제대로 착용한 거 맞아요?'라고 물어봤는데 '맞다' 하셨어요.
사고가 났던 롤러장을 찾아가봤습니다.
[피디]
보호 장비는 뭐 뭐 있는 거예요?
[실내 롤러장 관계자]
무릎하고 손, 헬멧 있어요. 옆에 있어요.
성인용과 어린이용이 뒤섞여있는 보호대. 이용자가 스스로 찾아서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헤매기 일쑤입니다.
[실내 롤러장 방문 아동]
찍찍이가 다 약해서 안 붙어. 잘 떨어져.
착용 방법에 대한 안내 문구조차 없습니다.
[실내롤러장 방문 아동]
진짜 힘드네. 사이즈도 다 달라서.
이건 묶여 있어. 이거 어떻게 착용하라고.
아예 보호대 착용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실내 롤러장 관계자]
이게 무료다 보니, 다른 사람이 같이 쓰잖아요. 일일이 다 관리가 안 돼요. 그래서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보호대를) 직접 사오셔야 해요.
[피디]
(보호대 안 하고) 그냥 타도 돼요?
[실내 롤러장 관계자]
그냥 타다 다치면 보험 같은 거 일절 안 해 드려요.
롤러장에서 다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이용자 본인의 몫입니다.
또 다른 실내 롤러장.
초보자 이용 공간이 나뉘어 있지만 숙련자들도 들어가 쌩쌩 내달리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도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채 이동하는 이용자들!
누구도 제재하지 않습니다.
[피디]
롤러 타고 화장실 갔다가 왔는데 안 위험했어요?
[실내 롤러장 방문 아동]
조금 미끄러웠어요.
화장실 바닥은 물기가 있고 미끄럽기 때문에 넘어지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내 롤러장 관계자]
저희도 계속 여기서 있다 보니까 화장실 너무 멀기도 하고 제재를 할 여력이 없어요
서울의 또 다른 롤러장.
이곳 매점에서는 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피디]
맥주 작은 거 주세요.
이른바 '음주 롤러'가 가능한 겁니다.
[피디]
안에서 먹어도 돼요?
[실내 롤러장 관계자]
네
맥주를 손에 들고 롤러를 타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파티룸에 모여앉은 직원들도 술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용객의 안전은 뒷전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실내 롤러장의 안전기준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자유 업종으로 신고가 되어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체육 시설업에 대한 안전 관리 요원 배치라든지 안전기준은 따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스스로 안전 관리 기준을 만든 곳도 있습니다.
역주행 같은 위험한 행위를 할 때 이를 제재하는 안전요원을 갖추고,
보호 장비도 꼼꼼하게 관리합니다.
[안전 관리 기준 만든 실내 롤러장 대표]
손목보호대는 좌우가 있거든요. 손목이 골절되지 않게 (보호합니다)
초보자에겐 안전강습도 해줍니다.
[안전 관리 기준 만든 실내 롤러장 대표]
다리를 V자로. 아장아장. 그렇지. 그래서 앞으로.
친구나 가족끼리 찾아가서 저렴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실내 롤러스케이트장. 그러나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된 사이 큰 불행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의 김진입니다.
